이 책의 저자 진즈부르그(Carlo Ginzburg)는 역사를 조명하는 기술로 브로델의 거대서사와는 다른 매우 미시적(微視的)인 방법을 사용하여 본질에 접근하고자 했다. 진즈부르그의 이러한 미시적 방법은 좀 더 생동감 있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브로델의 거대서사에서는 얻을 수 없는 섬세한 부분을 이해함으로서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6세기 이탈리아 프리울리(Friuli)지방 종교재판소의 재판기록을 중심으로 당시 하위문화를 이루던 농민들의 사상체계와 상위문화를 이루던 종교재판관들의 사상의 차이를 농민들이 당시까지 믿던 「베난단테(benandante)」라는 일종의 다산신앙의 존재를 중심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러한 동시대인들간의 생각의 차이로 인한 오해로 인해 상위문화와 하위문화가 어떻게 상호 영향을 주고 대립하게 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상위문화가 하위문화를 몰아내는 과정에 대해 좀 더 심도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