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우는 마음이 아픈 아이이다. 한창 하고 싶은것도 먹고 싶은것도 많을 어린 아이이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먹고 자고 하는 것이 아닌 좀처럼 이루기 힘든 소원들 뿐이다. 승우네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했고 , 그런 승우를 돌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엄마도 어디론가 자식들을 버리고 떠났고, 아빠의 소식도 접할수가 없이 그저 아픈 동생과 함께 외로이 살고 있을 뿐이다. 동생이 많이 아프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얼핏 담당
의사의 치유 불가능이란 말을 들은 승우는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볼뿐, 울수도 사실을 얘기할수도 없었다. 겨우 3개월 남짓 살수가 있다는 희망인지 절망인지 모를 기간만 남겨져 있을뿐이다. 게다가 승우 또한 정상은 아니다. 한쪽다리는 제때 수술을 받지 않아서, 점점더 짧아지고 걸음도 많이 저는 절음발이가 되었다.
몸이라도 건강하다면 이런저런 소일로 동생 간식이라도 사주련만 , 다리를 절기 때문에 할수있는것도 별로 없고 해도 많은걸 할수가 없다. 가난한 살림에 무엇하나 마음껏 누릴수 없는 승우는 그저 동생이 죽기 전에 엄마를 만나게 해주고 싶은 작지도 크지도 않은 기적을 꿈꿀뿐이다.
2. 승우의 모놀로그
제의가 들어왔다. 평소 승우를 좋게 보아오시던 부유하고 자상하신 원장님이 승우를 양자로 삼으시려나 보다. 그건 승우 인생에서 가장 일어나기 힘든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 집에 가면 승우는 더이상 끼니 걱정도,학비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그저 공부하면서, 친구들 만나고 하라는것만 하면서 자라면 될것이다. 근데,,동생 연희는 헌데 문제가 생겼다 . 하필이면 자기 반에서 부유하고 깍쟁이 같은 여자아이의 집일줄 이야. 평소 사는 형편이 달라 어울리기도 꺼려했는데, 이곳에 오면 매일 그 얼굴을 어떻게 대할지도 암담했다.
근데, 그 고민은 오래 할것이 못되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동갑내기 근호녀석이 장난으로 본드를 짜서 휴지통에 그대로 버렸고, 하필이면 원장님이 집에 들렀을때가 그때였다. 아니라고 해야 되는데,난 그런 애가 아니라고 부인해야 하는데, 아무런 말이 나오질 않았고, 나를 불량학생으로 취급한 원장님은 제대로 묻지도 않고 그냥 떠나버렸다.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순간의 유혹때문에 연희를 버린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정말 아픈 연희를 저렇게 내버려두면서까지 그집에 가고 싶었던 걸까 내가 정말 그럴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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