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이론
지난 30년 동안 서구 과학계에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그 변화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 카오스이론이다. 카오스이론은 종래의 과학이 연구할 생각도 안하고 있던 불규칙한 현상의 배후에 감추어져 있는 규칙성을 찾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과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혁 시키며 인류의 지적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1977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리야 프리고진의 말대로, 종래의 과학이 주로 연구해온 코스모스는 카오스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이 처음부터 과학계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초기에 카오스 이론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기성 학계의 몰이해와 격렬한 반발을 받으며 많은 갈등 속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이제 카오스 이론은 현대 과학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 구미 각국과 일본의 거의 모든 주요 대학, 주요 연구소에서 막대한 연구비의 지원을 받으며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페이겔스 같은 사람은, 앞으로는 카오스 이론에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의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이다.
카오스에 대해 고전과학은 효력이 없었다. 물리학자들이 자연의 법칙을 탐구해온 이래 대기, 복잡한 해류, 야생동물의 수의 변동, 심장과 뇌의 진동 등에서 나타나는 무질서에 대해서는 알아낸 것이 거의 없다. 자연의 불규칙한 면, 불연속적이고 변덕스러운 면, 이와 같은 것들은 과학에서 수수께끼였으며 더 나쁘게는 기괴한 것이었다.
조금만 관찰해보면 카오스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것 같다. 한 줄기 담배연기가 공중으로 올라가다 거칠게 소용돌이치며 흐트러진다. 깃발은 바람 속에서 앞뒤로 펄럭인다. 마루에 똑똑 떨어지는 수도꼭지에서 처음에는 물방울이 일정한 패턴으로 떨어지다 갑자기 제멋대로 떨어지게 된다. 카오스는 날씨,항공기의 비행, 고속도로에 무리를 지어 몰려 있는 차들의 행렬, 지하 송유관을 흐르는 석유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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