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신 또는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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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신 또는 자연
스피노자의 <신 또는 자연>

1. 스피노자 철학의 근본 관심

스피노자는 오직 삶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가 남긴 책 제목이나 지성개선론 서두 가운데 몇귀절만 뽑아 읽어 보면 그의 철학의 근본 관심은, 어떻게 인간은 복된 삶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있었음을 우리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초기 저서인 소론(Korte Verhandeling)은 신과 인간과 그의 행복에 관한 짧은 고찰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 그의 논의의 목적은 결국 복된 삶을 실현할 근거와 방법을 찾기 위한 것임을 제목에서 엿볼 수 있다. 그의 주저인에티카도 이유없이 에티카, 즉 윤리학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은 ‘윤리학’이란 표제를 달고 있는 다른 책들과는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그의 관심은 자유인의 삶, 즉 인간의 행복(beatitudo)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은 윤리학의 범주에 들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1)
스피노자가 보기에는 철학적 문제는 애당초 실천 영역에서 출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지적 노력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또한 그의 신념이었다. 인간의 실천적 삶에 관심을 두면서도, 그것을 종교적 수행이나 사회적 투쟁을 통해 ‘실천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이론적이고 과학적이며 형이상학적으로 해결해 보고자 하였다. 이 때문에 스피노자 철학은 매우 특이한 모습을 띠게 된다. 윤리적, 종교적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도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사람들이 통상 이해하는 바의 윤리나 종교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 무윤리적이고 비종교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삶과 구원의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한 것이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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