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衣民族은 우리를 칭하는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과서에서 배웠고 선생님이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매일 보는 TV에서도 시시때때로 이 표현을 사용한다. 그래서 난 지금까지 우리가 白衣民族인줄 알고 있었다. 일본에 우리 나라를 팔아먹은 더러운 정치인, 소위 매국노 얘기를 들었을 때도 이승만·박정희 같은 마구잡이식 대통령에 분개하고, 전두환의 청문회를 보며 군부가 정권을 잡는 현실에 답답해하면서도 난 우리가 白衣民族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젠 신문 보기가 두렵다. 이 민족의 위선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나의 위선은 또 무엇일까 내가 말하려 하는 것은 결국 秘자금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이번 일이 단지 돈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