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신 아버지께서 하루는 내방에 들어오셔서 내방의 경제학 책들을 보시고는 나에게 말씀하셨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봤니” “아뇨......” 아버지는 한심한 듯 날 쳐다보시고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며칠 후 도서관에 가서 ‘자본론이 뭐길래......’ 하는 생각에 한번 ‘마르크스’ 의 ‘자본론’ 을 찾아보았다. 책 한 장 넘겨보지 못했다. 아니, 책장에서 꺼내 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책의 분량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다면 아버지는 저걸 다 보셨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본론’, ‘마르크스’ 등에 관한 책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확인한 것만으로도 약 100권 이상의 책이 ‘자본론’ 과 ‘마르크스’ 에 관한 책들이 서가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다. 도대체 ‘마르크스’ 가 뭐 어떤 사람이길래......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이나 그 이전부터 어디에선가 그 유명한 이름을 많이 들어보긴 했었다. 하지만 그가 대충 이름의 어감상 독일사람이라는 것, 공산주의를 주창한 사람이라는 것 정도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던 나에게, 그 순간부터 ‘마르크스’라는 이름은 나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서점에 가서 ‘마르크스’ 가 어떤 사람인가 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책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보게 된 것이 바로 살림에서 나온 이 책 ‘칼 마르크스’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