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공공연한 거짓말이다. 하지만 신화는 그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기에, 가장 평범한 진리를 담고 있기에, 인간이 가장 바라는 것을 담고 있기에 그 가치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예전부터 창세기 신화에는 관심이 많아서, 따로 책을 빌려보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언제나 느끼는 것은 허무함뿐이었고, 그 책의 내용이 어떻든, 어떠한 신화를 보던지 결국 남는 느낌은 ‘인간’ 이라는 존재의 하찮음과, 어리석음, 아둔함에 대한 회의감이 가장 크게 차지하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신들은 가장 위대하고 강하며, 불사로써 그에 비하여 인간은 하찮고 나약하며 탐욕과 이기에 젖은 하나의 산물에 불과하도록 묘사되어지고 있다.
물론 신화는 가치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담고 있기에 신화는 말도 안돼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가 오랫동안 인정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뼈대로 ‘Chaos'에서 시작하는 세계. 그 시발점은 혼돈이다. 혼돈은 자연의 신으로부터 ’Cosmos' 즉, 질서의 상태로 정리된다.
주사위를 던진다고 가정하자. 네 개의 주사위를 던져서 그 던져진 주사위들을 이은 모양이 정 사각형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주사위를 계속 던지다 보면 언젠가는 그 던져진 모양이 정사각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것은 무수한 혼돈 속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 질서 역시 혼돈의 일부라는 결론이다.
결국은 혼돈의 계속이다. 하지만 우주는 망망한 상태에서 정리를 할 꼬투리를 잡힌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질서’라는 꼬투리를 잡고 우주는 서서히 정리되어 가기 시작한다.
신들은 사람처럼 자식을 통하여 그 대를 잇는다. 물론 그 특성도 조금씩 나눠 갖는다.
카오스에게서 태어난 신은 밤의 신들이다. 바로 에레보스와 뉙스로, 이들은 또 서로 결합하여 낮의 신 헤메라와 대기의 여신 아이테르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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