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 금융 체제 이후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이 나오자 마자 그 어려웠던 때를 잊어버리고 과도한 소비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내가 고3 때는 TV를 켜면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소식이 옷로비 사건 관련 뉴스였다. 비리를 감추기 위해 고가의 옷을 주고 받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행동들은 일반 시민들에게 짜증감만 안겨주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시장에서 콩나물 값 일 이백 원을 깎는 소시민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아직도 우리 사뢰는 IMF 구제 금융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구조 조정의 여파와 사회적 실업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외환 위기의 상황에서 IMF의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노숙자의 수도 놀랄 정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서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해진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이고 이런 문제점을 난쟁이 가족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시대의 노동 조건과 우리의 왜곡된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에서 난쟁이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사랑이 지배하는 세계였다. 다만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이 요구되는데, ‘나’는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법률 제정이라는 공식을 빼버린다. 교육의 수단으로 누구나 사랑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강자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사랑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 라는 것은 당시 산업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적 모순에 대한 울분의 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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