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 時代는 우리 역사에 있어 恥辱的이고 암울한 시기였다. 많은 한국인들이 그에 대한 이유로 국가를 빼앗기고, 땅을 잃어버리고, 제 이름마저 갈아야 했다는 등의 사실을 든다. 물론, 그런 것들이 민족적 羞恥임과 동시에 우리가 입은 대표적인 피해라고 할 수 있고, 아직도 남아 있는, 일본에 대한 악감정의 주된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몇 마디 말은 큼직큼직한 일들만을 나타낼 뿐, 실제로 그 시대 조선인들의 감정이나 생활은 알 수는 없다. 사실 진정으로 한 시대를 이해하려면 당대의 현실적 삶을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일제 시대 우리 민족 구성원들의 인생과 암울했던 당시의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한 東京 留學生이 귀국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그렸다. 주인공인 ‘나(이인화)’는 조선인으로,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早婚한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모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코베(神戶)와 시모노세키(下關)를 거쳐 부산을 통해 서울에 도착하자 아내는 죽고, 장례를 치른 뒤 다시 떠나는 것이 전체적인 흐름이며, 우울한 지식인인 나, 명예욕에 들떠 정치가를 꿈꾸지만 실속이 없는 아버지와, 보통 학교 薰陶로 현실에 순응하여 무너지는 집안의 경제를 다시 일으킨 형, 일본 유학 후 식민지 관료가 된 從兄 병화, 그리고 무위도식하는 宗孫 등이 주된 구성 인물로, 친일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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