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 명절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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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 명절인사말
고사축문 (시산제 축문)


세차-,
단기 사천삼백이십팔(4328)년,
을해年 사월 열닷샛날, 오늘,
저희 주식회사 OOO 직장산악회원 일동은
이곳 불암산 정상에 올라,
좌로는 청룡이요, 우로는 백호요,
남으로는 주작과 북으로는 현무를 각각 거느리고
이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처음 찾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요,
때는 재작년 구월 열이튿날 이었으니
어언 두해 성상이 물흐르듯 흘러갔으메,
오늘 이곳을 다시 찾은 우리의 마음에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

돌이켜보면, 매달 한번씩 산을 올라
그 오른 산의 이름만 하여도 열다섯에 이르고
그 오른 연인원만 하여도 이백여 인에 이르나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수 있을 것이며,
그 산행 하나 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아무 다친이도 없었고
아무 낙오자도 하나 없었으니,
이는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저희가 오늘 이곳을 다시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되,
일단 산에 들면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물이며,
구름이며 나무며 풀이며 바위 하나 하나가
모두 제각기의 모습과 몸짓으로 서로를 소리쳐 부르는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흥에 겨워 질러대는 노래소리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주신
신령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