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이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과 유연무연의 모든 생명들이 자기 안에 참된 성품을 깨달아 부처님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늘 이 광장에는 5만여 불자들이 각자의 소원을 담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등불을 밝히며 연등축제의 주인공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가 갖는 연등축제는 선조들이 이룩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행사이자 신앙을 달리하는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 동참하여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장엄하고도 신명나는 행사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밝히는 이 등불은 자신 안에 미혹의 그림자를 거두어 내고, 밖으로 세상의 어두움과 고통을 씻어내며, 서로를 존중하고 살리는 상생의 불빛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밝혀 놓은 이 등불은 지혜와 복덕이 되어 병으로 신음하는 이들에게는 약이 되고, 굶주리는 이들에게는 양식이 되며, 헤어져 살아온 가족에게 천륜의 인연을 되찾는 끈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념의 갈등과 국가간 분쟁으로 고통받는 모든 인류에게 평화의 큰 빛이 될 것입니다.
우리 불교도는 2547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가족을 부처님처럼 섬길 것을 서원하였습니다. 누구보다 즐거워 할때 함께 즐거워하고, 괴로울 때 같이 괴로워하며, 정을 나누고 뜻을 모아 같이 살아가는 삶의 기본틀이 가족입니다. 우리는 가족과 함께 함으로써 힘든 고통과 불행도 이겨나갈 수 있는 큰 힘이 솟아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가족구성원 한사람 한사람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서로 돕는 마음을 내어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이 내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 바로 “부처님이라는 생각으로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중생의 근본이 부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밝히는 등불은 자신과, 가족과, 이웃과, 인류와, 자연에게 부처님 같은 자비심을 북돋우는 작은 불씨가 되어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드는 생명의 빛이 되게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중생제도의 대원력으로 카필라국의 태자의 몸으로 탄생하신 것을 찬탄하는 부처님 오신날 연등축제에 함께 하신 불자 여러분! 여러분이 밝힌 불빛이 여러분의 눈을 부시게 하듯이 이웃과 세상을 눈부시게 빛나도록 자비의 손길과 지혜의 등불을 온 세상에 전하도록 합시다. 끝없는 어두움을 밝혀가는 세상의 등불이 됩시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가 서로 존중하는 세상,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 모두가 부처님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끝으로 연등축제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부처님의 자비가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