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은 그의 저작 『한글중용역주』가 일반인이 읽기에는 난해함이 있어, 대중들에게 널리 읽힐 수 있는 중용으로 쉽게 풀어 쓴 중용 입문서이다. 그럼에도 중용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동서양의 종교와 사상을 넘나드는 현란한 어휘들은 사전 지식이 충분치 않은 일반인들에게는 이 책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지금 중용인가? 이에 대해 김용옥은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국내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의 원인은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측면에서 모두 중용을 상실해 버렸다는 데 있다. 또한 해외로 시선을 돌리면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은 중용의 정치를 상실하고 부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 인식 속에서 근원적 사고의 전환의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중용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이 남북 화해와 교류를 통하여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해답도 중용에 있고, 또한 중국의 선진 문명을 이해하는 열쇠가 중용에 있다고 말한다.
중용은 논어와 다르다. 우선 논어는 3,700여 자인데, 중용은 3,356여 자이다. 논어는 한 사람에 의한 단일한 편찬일 수 없으며, 시대적으로도 긴 시간에 걸쳐 축적된 결과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중용에 있어서는 한 사람에 의한 단일한 저작으로서 기원전 5세기 중엽에 성립한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중용은 자사라는 탁월한 사상가가 공자의 언행을 철학적 테마를 표방하는 시스템으로서 규합하여 하나의 사상운동으로서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