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정의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발전이라는 개념이 결과론적인 측면이 강할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현재에는 비능률로 평가되는 등 가치지향적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국가의 발전이라는 논제에 대해서는 더욱 복잡하다. 국가는 다양한 가치와 계층을 지닌 사람과 정치제도, 문화, 이데올로기 등의 결합체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단순한 혼재가 아닌 상호작용을 하고 갈등을 수반하는 등 유기체적인 하나의 커다란 조직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논하는 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우리나라가 걸어온 흐름 자체이다. 즉, 맥락과 시대상황을 파악해야 해당 발전 정책이 왜 나왔는지, 왜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레포트는 한국의 국가발전에 있어서 행정의 역할과 문제점을 1960년 이후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근대 한국의 흐름을 살펴보면 1960년 이전에는 국가의 경제적 기반이 취약했고 정치의 후진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원칙 와해 등과 같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국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1960년대 말까지 발전 패러다임으로서 지배한 것은 근대화론에 입각한 서구사회의 단순 모방이었다. 그렇지만 196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는 어느 정도 제도적 안정성을 갖추고 발전의 기반을 형성한 시기라고 할 수 있으며 결국 우리나라 근대의 행정과 국가발전을 본격적으로 논할 수 있는 시기는 1960년대부터라고 생각하고 이 글의 시기적 범위를 한정하기로 한다.
국가의 발전이라는 논제에 대해서도 그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발전을 평가하는 데에는 역사, 문화, 경제, 정치, 외교, 학문, 시민의식, 지방분권, 사회의 분화, 국가경쟁력, 환경, 복지수준 등 다양한 잣대가 사용될 수 있다. 그렇지만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왔고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경제,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발전의 두 양상인 제도 자체의 변화와 그러한 제도에 의해 창출된 양적 증가에 주안점을 두겠다.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난 1970년대 후반에 와서야 경제 이외의 다양한 논의들이 표면화된 만큼 이 글에서는 경제성장에서의 행정의 역할을 전반부에 다루고 개발 독재 이후의 시민사회 성장, 지방자치의 활성화 측면에서의 행정의 역할과 행정의 공식 참여자 중 하나인 공무원에 대해 후반부에 다루도록 하겠다. 아울러 국가의 발전을 주도하였던 행정이 어떠한 문제점을 낳았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