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신뢰감 대 불신(초기유아기)
이 시기는 사실 기억나는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이로 태어났고, 부모님께서 기다리던 아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워낙 아이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 밤에보챌 때도 아빠가 안아서 재워주고 하셨다고 합니다. 늘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불안감 없이 잘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2단계: 자율성 대 수치와 회의(초기 아동기)
배변습관과 걸음마 등이 또래에 비해 빨리 이루어졌으며, 엄마께서 많은 동요를 불러주셨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 말을 잘 못 할 때에도 동요를 참 잘 불렀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도 동생 없이
외동으로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과 격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3단계: 주도성 대 죄의식(학령전기)
저는 시골에서 자랐는데, 제 또래가 6명이나 있었습니다. 또 저에겐 2명의 동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녀본 적이 없지만 심심할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산으로 들로, 냇가에서 동네 친구들, 언니, 오빠들과 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아지랑이, 개나리, 진달래로 봄을 열고, 냇가에서 수영을 하고, 추수하는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썰매를 타고... 저의 사계절은 이렇게 몸으로 직접 와 닿았습니다. 또 이시기에 옳고 그름의 판단이 없고, 호기심으로 부모님의 돈을 훔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적이 있는데, 이때 엄청 많이 혼이 나게 되고, 도둑질은 나쁜 것이라는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며,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대는 일이 없었습니다.
또 어린 나이였지만, 동생들을 챙기는 마음이 커서, 먹을 것이 생기는 꼭 동생들을 갖다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4단계: 근면성 대 열등감(학령기)
저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엄마께서는 항시 엄마가 못 이룬 꿈인 선생님이 되라고 말씀하셨고, 거기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초등학교 시절 성적은 항상 1,2등이었습니다. 또 시골 초등학교 이긴 하지만, 4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자반장이 되었습니다. 우리 동네 또래 친구들보다 항상 우수했기 때문에 난 뭘 해도 그 아이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듯합니다.
한 마디로 난 잘났다고 생각하고 산듯합니다. 또 모든 것이 자신 있었고 재미있었습니다. 부모님, 선생님, 친척, 동네어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