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정의란무엇인가 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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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정의란무엇인가 에 대해서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제목 그대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다. 마이클 샌델은 다양한 판례와 사례를 들어 우리의 삶에서 정의 문제가 제기되는 현실적 맥락을 제시한다. 저자의 강의를 따라가면서 독자는 구체적인 현실 문제로부터 현학적인 철학적 논의가 추상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된다. 저자는 철학사에서 제기된 정의론의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벤담에게서 유래하는 ‘공리주의’, 칸트에게서 유래하는 ‘자유주의’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동체주의’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세 입장의 요체를 행복, 자유, 미덕이라는 낱말로 요약한다.

미덕, 행복, 자유
가장 오래된 것은 고대의 폴리스의 공동체주의적 관념이다. 그리스인들이 말하는 ‘미덕(아레테)’이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어떤 것이 그 목적(텔로스)에 맞게 존재하는 상태를 가리켰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정치의 목적은 좋은 삶의 구현에 있다. 따라서 폴리스의 공직과 영광은 그 목적에 부합하는 사람, 즉 시민적 미덕이 탁월한 사람, 공동선을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들에게 돌리는 게 정의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물에 고유한 목적이 깃들어 있다는 목적론적 사고는 근대 경험주의적 사고와 어울릴 수 없었다.

근대에는 정의를 세속적 방식으로 정의한다. 가령 벤담에 따르면 정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다. 쾌락을 늘리고 고통을 줄여 사회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게 정의라는 생각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공리주의는 개인을 충분히 존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개인을 희생시켜 전체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경우, 공리주의자들이 내릴 판단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나아가 통약 불가능한 가치들을 간단히 양화시키고 행복의 척도로 사용하는 도구주의적 발상에서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벤담이 당시에 내놓은 공리주의적 제안들은 우리의 눈에 그의 ‘자기 성상’만큼이나 해괴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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