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성의 도시적 반영에 대한 지적 담론이 곧 근대도시론이다. 근대
도시론은 도시의 근대성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이지만 그 자체로 근대성
의 한 산물인 근대적 인식론의 적용이자, 계몽주의적 (도시)실천의 담론
이다. 비록 현실로부터 추상화된 것이지만, 도시를 대하고 도시를 변혁
하는 데 취해지는 준거점이 된다는 측면에서, 도시론의 설명, 이념, 실
천적 지침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절에서는 근대도시를 설명하는 근대
도시론의 특성, 한계, 나아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탈근대도시론의 가
능성까지도 검토하되, 그 주된 의도는 근대도시의 해체적 현상을 넘어
설 수 있는 새로운 도시담론을 암묵적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
I. 근대성과 도시론
도시에 대한 과학적 사유와 함색은 산업도시에 관한 문제설정을 통해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도시에 관한 고전적 사유는 산업화가 몰
고 온 사회적 변화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성찰로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마르크스, 베버, 뒤르켐과 같은 고전이론가들은 도시를 하나같이 '근대
사회가 조직되는 장소'로 이해하였던 것이다. 이를테면 마르크스(Marx,
1975)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구조화되는 장', 베버(Weber, 1958)
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합리적으로 조직화되는 장', 뒤르켐(Durkheim,
1933)은 '유기적 연대(organic solidarity)가 구현되는 장'으로 도시를 각
각 규정하였다. 이렇듯, 고전이론가들은 모두 근대도시를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데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전통적인 삶의 해체와 새로운 사회관
계, 조직, 규범이 공간적으로 형성되고 담겨지는 장으로 이해하였다.
고전이론가들의 도시에 대한 이 같은 관점은 이후 근대도시 사회이론
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상이한 패러다임으로 확대․발전되었다. 뒤르켐의
영향을 받은 '도시생태학파, 베버의 영향을 받은 '신베버주의 도시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