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은 전통적으로 경제통합 움직임이 가장 미미한 지역이었다. 유일한 정부차원의 협력기구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1967년 설립되었으나 참여국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부루나이 등 6개국에 불과한데다 1970년대까지는 경제협력기구라기보다는 지역안보기구로서의 성격이 짙었다. 부르나이는 1984년에 가입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지역국가들의 주 수출시장인 유럽과 북미지역에서의 경제블럭화가 가속화되고 동구 및 중남미 지역이 ASEAN을 대체하는 새로운 투자지역으로 급부상하게 되자 이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 역내경제통합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그 결과 1992년 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4차 ASEAN 정상회담에서는 ‘싱가포르 선언’(Singapore Declaration)과 ASEAN의 경제협력강화에 관한 기본협정 이 체결되었고 각료회의에서 1993년 1월부터 ASEAN 자유무역지대(ASEAN Free Trade Area; AFTA)를 창설키로 하는 협정을 체결하였다. 동 협정은 공동유효특혜관세(Common Effective Preferential Tariff; CEPT)에 따라 현재 ASEAN 역내 교역상품에 대한 평균 30%를 웃도는 각국의 수입관세를 향후 15년 이내에 5% 이하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한편 비관세장벽의 철폐도 병행 추진하여 2008년부터는 자유무역지대의 창설을 완료토록 규정하고 있다.
AFTA는 각 회원국이 자국의 사정에 맞도록 관세인하계획을 작성하도록 허용하고,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폭넓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실질적인 무역확대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AFTA는 동아시아지역 최초의 공식적인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며 동아시아 지역,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통합 움직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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