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름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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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름 감상문
때론 관객이 많은, 북적거리는 영화관이 좋을 때가 있답니다. 풍성한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공포나 코메디를 보러 갈 때면 특히 그렇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또 하나의 즐거움은 일어서서 극장 문을 나설 때까지 들려오는 관객들의 반응을 엿듣는 것입니다. 윤종찬 감독의 [소름]을 보러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구요. 세상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살아 재미있다 봅니다.

1. [소름]이 주는 공포적 요소

이제 공포영화의 여름 개봉이 자리잡은 듯 보인다. 비록 낮은 수치라도 끊임없이 계속되는 개봉행렬은 잊혀지지 않는 옛 기억처럼 익숙하다. 필자는 공포영화의 재미를 극장이라는 공간에 함께 자리한 관객들의 움찔거리는 어깻짓에서 엿보이는 운명공동체적 느낌에서 찾는다. 긴장을 기대하고 들어가, 그것을 충분히 얻고, 나오며 안도하는 관람행위의 수순에다, 웃으며 돌아나와, 악몽에 시달리는 다음 차례를 내심 기대하기도 한다.

[가위], [해변으로 가다], [찍히면 죽는다] 등을 비롯한 유래 없는 우리 공포영화의 연속 개봉은 작년 여름을 바쁘게 만들었다. 비관을 전반에 배치한 채, 무용론에서 진화론까지 우리 공포영화의 재래는 논쟁의 중심에 섰던 것이다.

윤종찬 감독의 [소름]이 불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도 의심할 여지 없이 공포영화로 분류되는 것은 작년 여름에 벌어진 일련의 현상 때문이다. 이 영화는 몇년전 불었던 [스크림],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류의 십대 공포영화의 바람을 그대로 탔던 작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걷고 있음에 틀림 없다. 뜨거운 피를 자극하기 보단 살갗에 돋아나는 소름만큼의 무엇. 우리 공포영화의 전통에 근접한 원혼의 흐릿한 배경에다, 난도질과 심령현상 어느 한 곳에도 기울이지 않고서 담은 조용한 낡은 아파트에서 우리가 본 것은 정말 공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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