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여러 대상들이 있는데 이러한 대상의 실존, 다시 말해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그 대상이 우리에게 지각되는 바대로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려는 것이 우리가 취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태도이며, 이것을 굳이 명명한다면 소박한 실재론 의 입장이라고 불려진다. 자연적 실재론(natural realism) 이라고도 불려지는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 은 인식의 감각적 단계를 인식과정 전체와 동일시하는 태도로서 객관적 실재가 지각을 통해 완전히 우리에게 인식되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인식 대상은 물질적 사물이기 때문에 소박한 실재론은 우리가 감각하는 이 사물들이 그 감각되는 바 그대로 실재한다고 믿고 시간적, 공간적 규정과 감각적 성질까지도 객관적 사물의 구성요소로 본다. 이와 같은 다분히 상식적인 태도는 지각의 대상이 그 지각을 갖는 그 어떤 주관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실재함을 의심치 않는다. 여기서 사물이 우리가 지각하는 바대로 있다는 주장은 우리의 인식능력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모사설(copy theory) 을 암암리에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거론되는 실재론 이란 좀더 정교한 이론적 태도로서 세계에 대한 직접적이며 신뢰할만한 인식을 획득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모든 입장들을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