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종이 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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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종이 한지
살아있는 종이 한지, 천년세월을 견디다
구텐베르크성경 550년만에 암실행, 천년 한지 최고의 재료

1997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라이프』는 지난 1천 년 동안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그 첫번째로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해 성경을 찍어낸 것을 꼽았다. 당시 귀족과 성직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성경이 그의 인쇄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보급되면서 결국 서양 문명이 현재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인의 문화적 자존심을 한껏 높여주는 증거도 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751년)과 구텐베르크보다 70여 년 앞서 금속활자로 찍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일명 직지심경, 1377년)을 한국의 선조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천 년간 가장 위대한 발명 또는 세계를 변화시킨 1백대 사중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인쇄술이 언급될 때마다 우리들은 선조들이 일구어낸 눈부신 인쇄술 덕분에 더 높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목판과 금속 인쇄물을 발명한 사실은 내세우고 있지만 그와 비견하여 결코 떨어지지 않는 우리 종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텐베르크의 성경은 발간된 지 550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지질의 보관에 문제가 있어 열람조차 불가능한 암실에 보관되어 있다. 반면에 한지는 천년 세월을 견뎌낸 것은 물론 삭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

〈한지의 역사〉

학자들에 따라 종이의 기원을 이집트의 파피루스로 간주한다. 파피루스는 지중해 연안의 습지에서 자라는데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 식물 줄기의 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가늘게 찢은 뒤, 엮어 말려서 다시 매끄럽게 하여 파피루스라는 종이를 만들었다. 이집트가 세계 최고의 문명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로 파피루스를 꼽는 학자들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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