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 작품은 백두산 서북편 서간도 한 귀퉁이에 위치한 촌락 백하(白河)를 무대로 한다. 그곳은 가난한 우리 동포가 귀틀집 다섯 채에 흩어져 사는 곳이다. 그 고장은 지금 겨울이다. 만주의 겨울은 모든 것을 눈으로 뒤덮고 무서운 추위만이 기세를 떨친다 . 그 무서운 추위를 무릅쓰고 문서방이 집을 나섰다.
그의 아내가 무거운 병에 걸려서 목숨이 위태로운데 그런 가운데도 헛소리처럼 딸을 찾는 것이다.
여보, 룡네(딸 이름)가 왔소 룡네 좀 데려다 주구료.
문서방은 그 딸을 중국인 지주에게 주었다. 그래서 그 딸을 지주 인서방에게 이야기하여 죽어가는 아내에게 잠시 데려오기 위 해 인가에게 가보는 것이다. 떠나는 그를 보면서 같은 마을에 사는 한관청이 걱정스러워하면서 말한다.
저 일절 욕을 마오! 그게 ……엑 윗전바름이 이런구. 그게 되놈(胡人)인데 부모도 모르는 되놈인데 ……
언덕길을 올라 강가에 이르자 중국 파리꾼들이 문서방을 보고 욕을 하지만 문서방은 허둥지둥 빙판을 건너서 사위 인(殷)가가 사는 달리소라는 땅에 올라선다. 조선인들의 집을 지나면서 되놈에게 딸 팔아 먹은 놈이라는 욕설을 귓가에 듣는 듯하며 그는 죽 어가는 아내가 용례를 데려다 달라고 애원하던 것을 생각한다.
본래 문서방이 귀여운 딸을 되놈인 인가에게 내어준 데는 까닭이 있었다. 문서방은 본래 경기도에서 빈농으로 10년 동안이나 소작을 했다. 그러고도 거기서는 살지 못해 가족을 이끌고 살길을 찾아서 서간도 땅으로 흘러 들어온 것이다. 그는 거기서도 소작농 신세를 면치 못하여 중국인인 인가의 땅을 얻어서 부쳤다. 그러나 농사일이 뜻과 같지 않아서 부득이 인가의 곡식을 도 지로 내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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