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사는 곳의 여건상 당연히 여중, 여고를 다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아직 어렸고 주위에서 들어본 적이 없어서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여성학 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처음 생각했고 내가 살아왔던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위치와 자리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커왔지만 본격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해 고민하고 내세운 적은 없었다. 이번 레포트를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 내 안의 페미니즘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직업 군인인 남자아이를 만나서 음주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길들여져서 그런지 그 아이는 같은 또래이면서 굉장히 권위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음주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따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한사코 나의 잔을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자신은 여자의 잔은 절대로 받지 않는 다는 것이 이유였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냐고 물으니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지 여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같이 음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답답했다. 그 자리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너는 내가 친구가 아닌 여자로 보이니’라는 질문으로 끝내버렸다. 그것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나의 자리를 주장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