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기형도-입속의 검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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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기형도-입속의 검은잎


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가장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음을 지금도 나는
믿는다. 그러한 믿음이 언젠가 나를 부를 것이다.
나는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다.
눈이 쏟아질 듯하다. (1988.11)

차 례

안개
전문가(專門家)
백야(白夜)
조치원(鳥致院)
나쁘게 말하다
대학 시절
늙은 사람
오래 된 서적(書籍)
어느 푸른 저녁
오후 4시의 희망
장미빛 인생
여행자
진눈깨비
죽은 구름
흔해빠진 독서
추억에 대한 경멸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물 속의 사막
정거장에서의 충고
가는 비 온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질투는 나의 힘
가수는 입을 다무네
흘린 사람
입 속의 검은 잎
그 날

바람은 그대 쪽으로
10월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포도밭 묘지 1
포도밭 묘지 2
숲으로 된 성벽
직목제(稙木祭)
그집 앞
노인들
빈 집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밤 눈
위험한 가계(家系)1969
집시의 시집
나리 나리 개나리
바람의 집 ━━겨울 판화(版畵) 1
삼촌의 죽음 ━━겨울 판화(版畵) 4
성탄목(聖誕木) ━━겨울 판화(版畵) 3
너무 큰 등받이의자 ━━겨울 판화(版畵) 7

병(病)
나무공
사강리(沙江里)
폐광촌(廢鑛村)
비가 2
폭풍의 언덕
도시의 눈 ━━겨울 판화(版畵) 2
쥐불놀이 ━━겨울 판화(版畵) 5
램프와 빵 ━━겨울 판화(版畵) 6
종이달
소리 1
소리의 뼈
우리 동네 목사님
봄날은 간다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엄마 걱정

안개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
인문, 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