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제의 출현
원시사회는 평등한 채집경제의 공동체사회였다. 이러한 원시공동체사회는 농경이 시작되고 사적 소유가 발전함에 따라 빈부의 격차가 나타나고,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게 됨으로써 계급이 발생하게 되었다. 계급은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지배와 예속의 관계를 기초로 형성되어 전체 사회의 상하관계, 지배 피지배관계를 구성하는 대립적인 인간들의 집단을 뜻한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계급은 노예를 비롯한 생산자 대중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내어 고대국가의 체제를 갖추어갔다. 이 과정에서 계급의 차이는 제도적으로 고정되어 신분의 차이로 나타났다. 신분은 법적으로 규정된 특권과 차별이 혈통에 따라 세습되는 폐쇄적인 집단을 뜻하게 되었고, 신분제가 사회제도로 정착하였다.
신분은 계급관계를 바탕으로 하였다.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정치적 권리와 의무나 사회적 역할의 차등이 신분제에 반영되었다. 신분은 기본적으로 혈통에 따라 세습되고 법제로 규정되나, 이밖에 사회조직 안에서 맡는 기능이나 출신 지역 따위도 신분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한 신분 안에서 각 집단 사이에 실제 여건이 다른 데 따른 불평등이 여러 계층을 형성하였다. 계층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동이 비교적 쉬운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계층이동이 쌓이면 계급관계와 신분제의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신분제는 법령은 물론 사회 관습과 통념까지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것이었다. 신분제의 법제적 규정은 주로 국가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으며, 사회 관습과 통념은 주로 생산관계의 현실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이러한 신분제는 생산력의 발전에 따른 계급관계의 변화 위에서 차츰 바뀌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