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역사철학의 가능성이 의심되거나 부정되어 왔다. 역사의 마지막 단계가 어떠한 지를 모르면서 어떻게 역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역사철학은 과학적 지식의 한계를 넘는 예언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언적인 역사철학 이외의 다른 종류의 역사철학이란 존재할 수 없다. 역사철학이란 영적인 실재에 대한 지식에 이르기 위한 길 중의 하나이다. 베르쟈예프는 역사철학을 영의 과학이라고 부르는데, 영의 과학은 우리들을 영적 삶의 신비와의 교제에로 이끈다. 역사철학은 심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인간 지식의 다른 형태들이 인간을 단지 한두 가지의 국면에서만 연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의 영적 존재의 구체적인 완전성의 차원에서 인간을 연구한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우리는 베르탸예프의 역사철학을 주로 헤겔철학에서의 역사의 보편정신의 결정성과 필연성에 대한 항거로서 이해할 수 있다.
베르쟈예프가 자유를 역사의 근거로서 제시하고 모든 결정성과 필연성에 항거한 것은 위대한 공헌이었으나, 하나님의 계속적인 임재와 능력 및 은혜의 측면을 경시한 측면이있다는 것이 이 글의 주된 주장이다.
역사철학의 궁극적 목표는 “역사적인 것”(the historical)의 본성에 대한 이해이다.
역사철학의 수립은 형이상학적인 것이 역사적인 것 안에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할 때에만 가능하다. 베르쟈예프는 역사적인 것과 형이상학적인 것은 오직 기독교 역사철학에서만 진실로 연합되고 융합된다고 주장한다.
베르쟈예프에게 있어서 인간은 역사적인 존재이다. 인간은 역사 안에 존재하며 역사는 인간 안에 존재한다.
베르쟈예프는 역사 과정을 우리에게는 낯선 것으로, 우리에게 부과된 것으로, 우리를 노예화하는 것으로서 접근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진정한 역사철학을 가능케 하는 접근은 나의 역사적 운명과 나의 역사적 운명에 밀접하게 연관된 인류의 역사적 운명을 종합하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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