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날이 갈수록 깊은 위기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신용공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생산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는 1930년대의 세계대공황 때와 같은 전형적인 공황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공황에 당면하여 정부당국은 재벌개혁, 금융개혁, 노동개혁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개혁이 없다. 실현가능한 획기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확고한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임기응변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 아닌가 한다.
원래 개혁은 현존 체제 내에서 다양한 계급 및 계층의 이해관계가 착종되어 있는 사회관계들의 변화를 수반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모든 개혁과정에서는 사회 각 계급 및 계층의 이해대립이 첨예하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 직접적으로 물질적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경제개혁 과정은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다른 계급 및 계층에 대해 강제력이나 헤게모니를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개혁주도 세력이 존재하여, 현존 체제와 양립가능하면서도 당면 모순과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경우, 그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역사상 실패한 개혁은 거의 모두 그러하였다. 지난 5년간의 문민정부의 개혁도 그렇게 실패한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국정방침을 제시하면서 등장한 ‘국민정부’의 개혁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개혁이 성공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개혁의 성패와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 여부가 직결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이는 심각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