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지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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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지대를 읽고
｢고산 지대｣
-이승우 作-

감상문을 쓰라는 소리를 듣고 원래 읽었던 소설이 제법 있음에도 새로운 소설을 골라들었다. 읽었던 것의 느낌을 반추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책을 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88년도 이상 문학 작품집. 90년대 이상 문학 작품집은 거의 다 읽어버려서 88년이라는 80년대의 책을 들었다. 80년대의 작품집답게 이념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제일 감동을 받았던 소설 이승우의 ｢고산 지대｣를 택해서 감상문을 써 보도록 하겠다.

이 소설은 두 인물의 대비를 ‘나’라는 화자가 지켜보는, 다소 고전적인 구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부한 느낌을 주지 않고 상당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진부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데에는 신학 대학이라는 생소한 배경, 주인공의 특출난 개성, 거기다가 내가 반해버린 작가의 영화적인 묘사력 등이 한 몫을 한다. 실제로 이 소설의 결말 부분은 글로써가 아니라 하나의 화면으로 내 머리 속에 남아있다.

이 소설의 배경을 이루는 곳은 도시의 가장 높은 산 위에 위치하고 있어 그 학생들이 고산지대라고 부르는 어느 신학대학이다.

가령 채플이나 도서관의 창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기라도 하면, 썩어 없어질 이 세상에서 아웅다웅하는 이런저런 우리들의 삶이 갑자기 저열해져서 낯이 뜨거워지곤 했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우리의 학교를 ｢고산지대｣라고 명명하곤 했다. 더러는 그럴싸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또 더러는 얼마간의 자조감을 섞어가면서......

그 세상과 동떨어진 배경을 깐 소설은 오히려 세상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두 인물의 축을 통해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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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